박재범, 크러쉬, 딘이 지원사격한 슈퍼루키 'DPR 라이브' 인터뷰 - Part 1

끝내 전설이 될 아이.

음악 
33,243 Hypes

지금 한국 문화에서 힙합이 하나의 현상이라 말하려면, 적어도 <쇼미더머니>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미래의 명사 두서넛은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등장한 래퍼가 DPR 라이브다. ‘대세’라는 표현이 더는 힙합을 수식하지 않는 낡은 사어가 되어버린 시간에서 온 듯한 뮤지션, 때마침 현세로 도착한 소년에게서 시대가 선택한 장르의 미래를 목도한 것이다.

DPR 라이브가 일찍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음원은 단연 ‘응 프리스타일’이다. 한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MMM Freestyle’을 한국 래퍼 다섯이 오마주한 영상이 유튜브 1,600만 뷰를 기록하며 원작마저 뛰어넘는 열풍을 일으켰다. 나란히 앉아 랩을 쏟아내는 래퍼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뮤지션이 바로 홍다빈. 최근 DPR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첫 앨범 <Coming to You Live>를 발매했다. 이 역사적인 작업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관해 물었는데 예상 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덤덤했다. “사실 앞일에 집중하고 있어서 흡수할 시간이 없었어요. 당연히 흥분도 되고 너무 큰 사건이었지만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아직”.

두 글자로 충분했다. ‘아직’. 7곡을 꽉 채워 넣은 그의 첫 앨범을 몇 번이고 돌려 들어야 할 이유였다.

<하입비스트>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DPR 크루의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래퍼 DPR 라이브입니다. 막 첫 앨범을 냈어요. 제 소개를 이렇게 말로 하는 것보다는 음악으로 절 찾아주시길 바라요!

괌에서 자란 소년이 한국에서 랩을 하기까지의 여정이 궁금한데.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고요. 다섯 살 때 괌으로 가서 살다가 고2 때 가족들이랑 한국에 다시 오게 됐어요. 원래는 영어가 훨씬 편했는데 검정고시 공부하고 군 생활하면서 한국어가 급상승해버렸습니다.

하하. 원래 ‘군대 가면 사람 된다’는 말도 있잖아요. 군대에서 ‘한국 사람’이 다 됐네요.

진짜예요. 한국 문화도 많이 배웠고, 래퍼가 되기로 결심한 곳도 군대죠. 군대에서 많은 고민을 하잖아요. 전부터 음악과 춤은 늘 좋아했지만 음악의 즐거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어요. 제대하자마자 마음잡고 ‘Till I Die’로 데뷔했어요. 앞만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래를 만드는 중입니다.

dpr live interview 2017 라이브 인터뷰

DPR의 첫 아티스트로 나섰는데, DPR은 어떤 크루죠?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영상과 음악을 만드는 팀이에요.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만난 친구들끼리 뭔가 해보자고 뭉쳤어요. 전 음악, 누구는 감독, 또 누구는 마케팅, 각자의 재능이 다 다르니까요. 개개인이 모두 아티스트적인 마인드가 있는 크루예요.

첫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아티스트만 무려 8명이에요. 그것도 다 쟁쟁해요. 업계에서 ‘꽃 길 걷는 라이브’라는 농담도 할 정도로요.

서로의 활동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었어요. 멋진 작업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 때문에 많은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고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작업도 하게 된 것 같아요저로서는 매우 영광이었고 재미있었던 작업이었어요.

라이브의 첫인상은 당신 노래 가사 그대로였어요. ‘진짜 전설이 될 아이가 왔으니 잘 봐’ 같은 당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고나 할까. 본인 생각은 어때요?

뭐 일단은 이렇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한 데, 남들이 생각하는 제 모습은 항상 바뀌고 내 의도와도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것과는 별개로 뮤지션이기 이전에 저란 사람은 항상 당당해요. 뭘 하든 100%를 쏟고 열심히, 꼼꼼하게 하죠. 모든 걸 다 쏟은 부은 걸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건데 당연히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게 없어요. 내가 노력한 걸 아니까 그에 대한 당당함!

dpr live interview 2017 라이브 인터뷰

이번 앨범에서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한 건 뭔가요?

저란 사람이요. 사랑도 하고 반항적이기도 하고 우울할 때도 있는 나의 여러 가지 감정을 음악 스타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사운드의 배경과 감정들을 최대한 다양하게. 그걸 일기예보처럼 날씨로 비유한 거죠. 1번부터 7번 트랙까지 밝은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어두워져요.

트랙 순서랑 감정선을 연관 지었어요?

그쵸. 곡의 분위기에서 어떤 날씨가 연상될지 생각 많이 했어요. 내용상으로도 1번 트랙은 여자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 2번은 썸, 3번은 진짜 끈끈해질 때, 4번은 헤어짐과 동시에 남자만의 꿈을 이루는 감정, 5번은 그에 대한 태풍, 또 6번 7번은 그 이후의 고요함. 이렇게 표현했어요. 곡을 들어보면 각자 다 다를걸요?

그럼 트랙 순서대로 앨범 전체를 다 듣고 나면 리스너와의 교감도 깊어지겠다.

맞아요! 그런 생각도 많이 했죠. 순서대로 한번 들어봐요. 감회가 다를 거예요!

dpr live interview 2017 라이브 인터뷰

자신을 드러내는 걸 즐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얼마 전에는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더라고요?

말로 ‘이렇게 할 거다 저렇게 할 거다’ 하는 게 되게 싫어요. 그냥 행동, 아니 결과물로 말하는 사람을 존경해요. 앞일에 대해서 제가 못 지킬 말을 하는 걸 꺼릴 뿐이지 팬들과의 일상적인 소통은 너무 좋아요. 저는 팬들을 ‘리스너-뮤지션’이 아니라 서로 듣고 표현을 하는 그런 관계, 친구라고 생각해요.

팬들한테 오히려 영감을 받는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앨범 만드는 8개월 동안 팬들이 제 음악을 듣고 어떻게 느낄지 상상을 많이 했어요. 그 궁금증으로 저도 똑같이 설렜죠. 리스너들이 설렜던 것 몇 배로 설렜을 거예요.

그럼 앨범에 대한 반응도 봤겠네요. 격한 표현이란 표현은 다 등장하던걸요. ‘X 좋아. 지린다. 미친’등. 앞으로 어떤 댓글을 양성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나요?

리스너들 반응만 봐도 영광이에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아요. 하지만 제가 정의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 부분마저도 기대하고 싶어요. 제 음악이 좋아서 누군가 표현해주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있어서 그냥 그대로가 좋아요. 항상 궁금해요. 음악은 소통이니까.

dpr live interview 2017 라이브 인터뷰

마지막 질문이에요. 힙합이 지금처럼 ‘주류’ 문화가 되기까지, 정말 엄청난 선배 아티스트들이 있었어요. 한국이 힙합의 불모지였던 시절 독고다이처럼 힙합을 고집했던 래퍼부터 <쇼미더머니>의 수혜를 만끽하고 있는 동시대의 젊은 래퍼들까지. 당신은 그들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이라 생각해요. 시기적으로도 그런 아이콘이 필요하고. 래퍼로서 무언가 개척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면 그건 뭐가 될까요?

흠….이 또한 제가 미리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또?!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인가 봐요. 그냥 결과물로 보여주고 싶어요. 당연히 아티스트로서 저의 비전은 있지만, 상관없어요. 결국엔 듣는 사람이 제게 타이틀을 붙여주고 판단해 주는 거니까. 보여주고 싶은 거야 당연히 많죠. 아, 근데 저희 팀은 아직 100중의 1도 안 보여준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99를 보여줄 테니 알아서들 판단해라?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오케이 그렇게(웃음). 꾸준하게 좋은 음악 들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고 베풀고 싶어요!

평가는 나중에 가봐야 아는 거고요?

그쵸그쵸! 한번 지켜보세요. 그때 봬요!

 

DPR 라이브 인터뷰는 Part 2에서 계속됩니다.

장소 협찬: 퍼스, 이태원로54길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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