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스테디 클럽 디스커버리 개점

슬로우 스테디 클럽이 팔판동 플래그십에 이어 두 번째 매장을 개점했다. 2호점의 위치는 성수동으로 선정. 이름하여 ‘슬로우 스테디 클럽 디스커버리’는 1968년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영감을 얻은 공간이다. 알루미늄 벽면, 모듈러 행거와 선반 그리고 투명한 의자가 미래 현대적인 감성을 뽐낸다. 동시에 슬로우 스테디 클럽만의 복고풍 스타일도 묻어난다.

“과거에는 미래를 표현하기에 약간 부족한 현실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60~70년대에 나왔지만, 그때는 LED 모니터가 없었고 흑백 모니터만으로 미래를 표현했는데, 그게 사실은 미래적이지 않은 거지. 당시에는 표현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는데, 어떻게 보면 내 일에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진 한정된 자본이나 시간, 인력의 제한으로 내가 표현하고자하는 핵심을 최대한 표현하려하는 게 닮았다. 그래서 과거에서 미래의 모습을 구현한 듯이 매장을 구성했다.”

- 슬로우 스테디 클럽 원덕현 대표

‘디스커버리’라는 이름 역시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그대로 따왔다. 영화에 등장하는 디스커버리호 우주선의 영향으로 매장 곳곳에는 빨간색 포인트 디테일이 자리한다. ‘Watch Your Step’ 등의 경고문은 눈에 잘 띄어야 하기 때문에 빨간색으로 새긴 것. 또한, 비행선의 테마를 살려 디스커버리는 슬로우 스테디 클럽 1호점의 카페와는 달리 오직 캔, 병 음료만을 제공한다. 대신 무료이며 기내식을 연상시키는 종이컵에 서빙된다.

인테리어의 알루미늄 행거와 선반은 모두 슬로우 스테디 클럽이 자체 제작했다. 높이를 조율할 수 있는 모듈러 형태에 콘센트의 자리까지 치밀하게 계산해 설계했다. 벽의 전면 윗부분에 새긴 A, B 레터링과 숫자들은 바로 조립의 순서를 알려주는 코딩 시스템.

“이번 매장을 디자인할 때 모든 요소를 다시 가져갈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 싶었다. 현시대, 특히 내가 사는 서울은 점점 머물기가 쉽지 않은 곳이 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현상 때문에. 그래서 인테리어라는 것 자체가 사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굉장히 소모적이니까. 어떻게 하면 그걸 해소할 수 있을까, 대안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모든 것을 조립형태로 만들어 재활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알루미늄 패널 중 타입 A는 벽체, B는 콘센트 구멍이 있는 거다. 모두 750밀리미터로 균일하게 규격화되어서 ‘750’을 붙였고, 다른 곳에서 또 쓸 수 있다. 숫자가 없는 패널은 이 공간에 맞춰 치수를 잰 부분이다.”

작은 액세서리가 나열된 매장 중앙의 테이블 그리고 계산대는 70년대 IBM의 초창기 시절 기계의 영감이다. 회색 컨테이너로 쌓아 만든 테이블은 컴퓨터의 본체를, 널찍한 수평의 계산대는 서버실을 연상시킨다. 슬로우 스테디 클럽은 현재 인하우스 가구 라인 ‘AEKI’도 준비 중이다.

재작년부터 준비한 슬로우 스테디 클럽 디스커버리는 1호점이 위치한 “삼청동에서부터 거리를 두면서도 같은 핵심적인 가치를 다른 무드로, 다른 결과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우주선에 들어선 듯한 경험뿐만 아니라 블랭코브, 네이더스를 비롯한 매장의 탁월한 브랜드 셀렉션도 쇼핑할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전에 그들의 영하 ‘온도 할인’ 추가 서비스도 만끽하시길.

슬로우 스테디 클럽 디스커버리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길 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