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그룹전 <그리디드 커런츠>
4인의 작가가 드러내는 시대의 첨예함.
국제갤러리가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을 펼치는 네 명의 국내외 작가로 구성한 그룹전 <그리디드 커런츠(Gridded Currents)>를 개최한다. 이들은 2013년 <기울어진 각운들>을 시작으로 작가군 형성과 전시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을 지속하는 갤러리. <그리디드 커런츠> 전시는 바다, 광물 등의 자연을 ‘경계의 설정과 강화’라는 서구적 근대성에 의해 통제 및 운용되는 ‘격자에 갇힌 바다’로 은유한 작품을 포함한다. 여기에서 집중할 것은 ‘접근법’이다. 회화의 역사 속에서 숭고한 대상이었던 자연을 식민 역사, 국경, 자본주의적 공간으로 표현해 비평을 전달한다. 전시의 일원이 된 작가는 루노 라고마르시노(Runo Lagomarsino), 찰스 림 이 용(Charles Lim Yi Yong), 니나 카넬(Nina Canell) (1979-) 그리고 김아영(Ayoung Kim)이다.
먼저 루노 라고마르시노의 프린트 작품. 이는 신대륙 발견에 도전한 제국주의자에게 부조리한 환상과 신화를 심어준 ‘바다’를 모티브로 삼는다. 자본으로 직결되는 자원 확보를 위해 떠난 항해, 그 역사 속 존재하는 탐욕과 폭력성 그리고 유럽중심주의를 암시한다.
싱가포르 출신의 작가 찰스 림 이 용은 과거 국가대표 요트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그래서일까? 민첩하고 예민한 감각과 바다 환경에 대한 남다른 관점을 지녔다. 그의 작품 <해황(SEA STATE)>는 싱가포르의 해상 지리 및 역사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가 물리적 환경에 끼치는 영향과 자연과 인공, 육지와 해양 사이의 상호관계를 탐색한다. 이 작품은 싱가포르의 국가주의가 바다를 대하는 독특한 방식, 즉 열린 공간이 아닌 ‘벽’ 혹은 ‘단절’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엿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소개할 작가는 니나 카넬(Nina Canell)이다. 여러 개의 선이 얽히고 설킨 이 작업물은 조각의 정태적(靜態) 상태, 그리고 자연의 현상에서 발견되는 동태적(動態) 변화를 동시에 담아내 전통적인 ‘조각’의 범주를 확장시킨 작품이라고 평가 받는다.
마지막으로 김아영 작가는 현대문명사로 이어지는 역청의 역사를 노래하고 지휘하는 손을 보여주는 비디오 <무한 반복의 역청 지휘>(2014/2016)와 더불어 물, 항해, 홍수 등 역사적 재난에서 영감을 받은 작업들을 선보인 팔레 드 도쿄 개인전 《이 배가 우리를 지켜주리라》의 일부를 국제갤러리 공간에 맞게 재해석해 선보일 예정이다.
독립 큐레이터이자 비평가로 활동하는 김현진을 초빙해 4인의 작가 작품을 소개하는 이 전시는 8월 20일까지 진행한다. 전시는 국제갤러리 2관 1층과 2층에서 열린다.
국제갤러리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54
